주엽 다국적노래방 유젠에서는 언어가 달라도 자리가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가 한 테이블에서 섞이지만 마이크가 도는 순서와 박자가 공통의 언어 역할을 한다. 몸짓과 표정, 노래 한 소절만으로도 다음 사람에게 분위기가 전해지고, 말이 통하지 않아도 후렴구를 함께 따라 부르는 순간에 자리가 하나로 묶인다. 도우미들도 손님의 언어에 맞춰 짧은 인사말 정도는 준비해 대화의 시작을 돕는다.
저녁 초반에는 서로 소개를 나누고 술잔을 부딪히며 자리가 차분하게 시작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마이크를 잡는 사람이 늘어나고, 노래 사이사이 대화가 점점 짧아지며 자리 전체의 리듬이 빨라진다. 밤이 깊어질수록 신나는 곡이 늘고 함께 일어나 몸을 흔드는 장면도 자연스럽게 섞여든다. 마무리 즈음에는 다시 잔잔한 곡으로 돌아오며 자리가 정리되는 흐름을 탄다.
접대 자리라면 상대를 배려해 곡 순서를 양보하고 대화 비중을 조금 더 두는 편이다. 친구들끼리 온 모임에서는 저마다 애창곡을 번갈아 부르며 자리를 채우는 쪽으로 흘러간다. 회식 자리에서는 부서나 팀 단위로 돌아가며 마이크를 잡는 경우가 많아 자연스럽게 순서가 정해진다. 주엽 다국적노래방 유젠에서는 같은 반주기와 같은 공간이라도 일행의 성격에 따라 저녁 한 시간이 전혀 다르게 채워진다.
처음 오는 손님 중에는 노래를 잘해야만 자리에 어울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로는 박자를 놓쳐도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도우미가 곡을 대신 골라주는 것을 부담스러운 강요로 여기는 사람도 있지만, 원하지 않으면 언제든 곡 선택을 손님이 직접 가져올 수 있다. 언어가 통하지 않으면 대화가 어색할 것이라 짐작하는 것과 달리, 노래가 먼저 오가면서 대화는 자연스럽게 뒤따라온다. 유젠에서는 이런 예상과 실제 분위기 사이의 차이를 첫 곡이 끝나기 전에 대체로 느끼게 된다.
일행 중 노래를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이 있으면 마이크가 억지로 넘어가지 않고 자연스럽게 다음 사람에게 돌아간다. 박수나 탬버린으로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자리의 몫을 다한 것으로 여겨지고, 굳이 마이크를 잡으라고 재촉하지 않는다. 옆에서 함께 후렴구만 따라 부르거나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는 손님도 자리 안에서 자연스럽게 섞인다. 이런 흐름 덕분에 노래에 자신 없는 사람도 부담 없이 저녁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다.






